
그래서, 부캐가 뭔데?
요 근래 ‘부캐’라는 말이 계속 유행하고 있는데요. 인생의 주무대에서 벗어난 또 다른 모습을 가리켜 ‘부캐’라고 부르곤 합니다. 게임에서 유래된 ‘부캐’의 어원은 ‘본래 키우던 캐릭터’ 즉, ‘본캐’가 아닌 부차적으로 육성하는 캐릭터를 가리키는 말인데요. ‘본캐’와 달리, 단순한 재미나 흥미를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육성을 하던 ‘부캐’는 어느덧 게임에서 넘어와 현실에서도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부캐’라는 말이 현실 속에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계기로는 2020년 MBC <놀면 뭐하니>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룹니다. '국민MC' 유재석이 본업을 뒤로 하고 시도했던 트로트 가수 ‘유산슬’, 라면집 사장 ‘라섹’ 등이 연신 화제가 되며 연예계를 중심으로 ‘부캐’라는 용어가 널리 번져나갔습니다.
특히, 연예인들의 유튜브 활동이 두드러지며 ‘부캐’라는 말은 크게 확산되었는데요. TV에서와는 다른 콘셉트 및 캐릭터를 연기하는 연예인들을 가리켜 ‘부캐’라는 말이 유행하며, 점차 일반인들의 부업이나 취미활동을 아우르는 용어로 바뀌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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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업’과 '부캐'의 차이
사실 돌아보면 ‘부캐’와 비슷한 현상은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MBC <놀면 뭐하니> 있기 전에 개그맨이자 가수 겸 DJ로 활동해왔던 박명수나, 모델이면서 김치 사업 CEO로 활동하는 홍진경 등 이전부터 ‘부캐’의 길을 걸어온 선구자들이 있었죠. 지금의 ‘부캐’ 열풍 역시 과거 ‘투잡을 넘어선 N잡’이라는 부업의 콘셉트로 한차례 붐이 일었던 적이 있습니다.
다만, 현재의 ‘부캐’는 단지 직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N잡’과 차이가 있습니다. 직업의 의미보다는 그 어원대로 ‘캐릭터’의 의미가 더욱 많이 담겨있는데요. 유튜브에서 마술쇼를 보여주는 치과의사, 못다 핀 음악인의 꿈을 동호회에서 펼치는 직장인, 혹은 평소엔 조용하지만 주말마다 클럽을 가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 등 직업을 넘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사람의 본질에 더욱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시작하는 ‘부업’과 달리, ‘부캐’에는 특정한 목표가 있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재미나 일탈로, 누군가에게는 한 때 가졌던 꿈의 한 조각으로, 혹은 열심히 뛰고 있는 ‘본캐’를 지원하고자 ‘부캐’를 육성하곤 합니다. 인생이라는 ‘게임’ 속, 여러분이 플레이하고 있는 ‘부캐’는 레벨 몇인가요?